본문 바로가기

사랑14

사랑가 우리 사랑은 말로 주고받는 게 다가 아니에요 우리 사랑은 몸으로 전하는 게 다가 아니에요 사랑은 때로 창가에 내려앉은 세레나데가 되어 가슴 뜨거워지는 마음을 경험하는 거예요 어느 젊은 날 한 번쯤 이런 사랑 노래는 어떠냐며 때마침 봄바람이 부추겼어요 나싱그리 시. 이건 사랑 아니고 저것도 사랑 아니고 특별히 디스할 이유가 없습니다. 봄바람이 부추기길래 시 한번 써 봤어요. 2024. 3. 16.
사랑의 매 아버지! 몸은 성인이 되었어도 마음은 아직 어린 한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무더위에 지쳤을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여름날 그늘이 되어 주십시오 눈보라에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맬 때는 비록 길이 나지 않은 낯선 길일지라도 당신의 지팡이를 들어 바른 길을 안내해 주십시오 아버지! 한 아이가 사랑이 필요할 때 때로 사랑의 매로 다스려 주십시오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십시오 나싱그리 시. 사랑의 매라는 말을 다들 너무 쉽게 한다.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사랑의 매는 아무나 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랑의 매는 아무나 맞을 수 있는 게 아니다. 2024. 3. 3.
만약 이 땅 가는 곳마다 곱게 피어나는 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봄이 오는 길목에 꽃향기마저 사라져 함께 노래하는 새들이 없다면 저 하늘에 알알이 들어선 뭇별들이 반짝이지 못한다면 이 세상의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사랑의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면 나싱그리 시. 오늘따라 꽃샘추위가 심하다. 봄이 오긴 오려나 보다. 머지않아 이곳저곳에 꽃 잔치도 열릴 것이다. 잠시 눈을 감고 만약을 생각해 보라.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다. 2024. 3. 2.
신데렐라 가녀린 목에 짙푸른 스카프를 두른 세계적인 미항 이곳은 시드니 여느 선술집에서 한잔 술로 시작한 두 남녀의 첫 만남 그 우연한 만남은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한아름 꽃을 닮은 예쁜 사랑을 피웠지 두 연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북유럽 한 덴마크 왕자와 현대판 신데렐라 인생이라는 항해를 영원히 함께하기로 서로의 마음을 내걸고 하늘에 약속하였지 마치 동화 속 운명 같은 만남의 그 옛날 신데렐라처럼 나싱그리 시. 이 세상에서 계산된 만남은 악연으로 끝나기 일쑤지만 순수한 만남은 인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외 뉴스를 통해 현대판 신데렐라 얘기를 전해 듣는다. 2024. 1. 11.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인의 시. 산다는 건 어쩌면 이기심의 발로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다 더 값지게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길은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3. 12. 13.
11월의 기도 11월에는 무언가 그리운 일이라도 있다는 듯 살 일이다 ​ 지나온 여름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떠나간 사랑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 11월에는 누군가 사랑할 사람이라도 있다는 듯 살 일이다 ​ 사랑은 종종 이별로 지고 단풍은 언제나 낙엽으로 지지만 ​ 11월에는 어디선가 따뜻한 커피라도 끓고 있다는 듯 살 일이다 양광모 시인의 시.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빠져 버린 머리카락들 오늘따라 머리가 휑한 느낌 어느덧 올해도 11월, 날씨가 추워서일까 근심이 가라앉지 않고 의욕은 떨어진다. 감각도 무디어지는 것 같다. 양광모 시인처럼 기도라도 해 봐야겠다. 2023. 11. 16.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달을 사랑한 만큼 산다 밤하늘의 별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홀로 저문 길을 아스라이 걸어가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박용재 시인의 시 인생에 사랑이 없다면 인생을 헛되게 보냈다면 그저 메마른 삶이 아닐는지 그렇다면 그만큼은 진정 인생이 아닐 수도 있겠다. 인생에 사랑이 있다면 인.. 2023. 10. 22.
아름다운 관계 바위 위에 소나무 저렇게 싱싱하다니 ​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였지 작은 풀씨들도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버리고 말았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흘러서야 알게 되었지 그래 아름다운 일이란 때로 늙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흐르고 흘렀던가 바람에 솔씨 하나 날아와 안겼지 이끼들과 마른 풀들의 틈으로 그 작은 것이 뿌리를 내리다니 비가 오면 바위는 조금이라도 더 빗물을 받으려 굳은 몸을 안타깝게 이리저리 틀었지 사랑이었지 가득찬 마음으로 일어나는 사랑 그리하여 소나무는 자라나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을 타고 굽이치는 강물 소리 흐르게 하고 새들을 불러 모아 노랫소리 들려주고 뒤돌아본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것이라면 삶의 어느 굽이에 나.. 2023. 10. 15.
반달 그 누가 곤륜산의 옥을 잘라서, 직녀 얼레빗 만들어 주었나. 견우님 떠나신 뒤 오지를 않아, 수심이 깊어 푸른 하늘에 걸어 두었는고. 誰斷崑崙玉 裁成織女梳 牽牛一去後 愁擲碧空虛 반달을 소재로 사랑과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황진이의 시. 밤하늘을 장식하는 달을 바라보는 마음은 시인마다 조금씩 달랐겠지만 무릇 걸출한 시인 치고 달을 노래하지 않았던 시인이 있었을까 2023.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