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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3

삼대 마트에서 생긴 일 삼대三代 이야기를 아시나요? 유치원 다니는 앳된 소녀와 나이 지긋한 할머니를 동반해서 중년 부부가 다정하게 시장을 보러 왔는데 가족들이 나누는 이야기 들어 보셨나요? 과일 코너를 돌다가 쓸 날이 많지 않은 할머니는 가격을 확인하고도 최상급 복숭아를 손으로 잡았더랬죠 "참 맛난 복숭아야, 빛깔도 좋고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쌈채소 코너에 이르러 채소를 덥석 잡아든 가장의 손에서 아내가 너무 많다며 일부를 덜어놓는데 벌 날이 창창한 유치원생 아이의 말참견이 가관입니다 "엄마는.. 뭐가 많아" 나싱그리 시. 아내가 시장에서 엿들은 얘기를 털어놓는다.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이것도 시가 될까 싶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머니는 과일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것도 최.. 2024. 1. 22.
무명 시인 요즘 같은 인플레 시대에 단돈 이천 원 게다가 무한 리필 옛 입맛을 우려내는 국숫집 할머니는 마음까지 푸짐한 무명 시인 하루 시장기를 덜고 치를 돈 없어 냅다 도망치는 한 젊은이의 등을 향해 던져진 십여 년을 고이 간직한 말 뛰지 말어, 다쳐! 배고프면 또 와 나싱그리 시. 보내온 SNS가 시가 된다. "뛰지 말어, 다쳐! 배고프면 또 와" 라는 할머니의 따듯한 말은 일본의 전통 단시短詩 '하이쿠俳句'를 닮아 있다. 2023. 7. 29.
마음은 무게가 없다 안동에서 서울로 오는 버스를 타고 동서울 버스터미널에 내리니 할머니 한 분이 자기 키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거기다가 두 손에는 또 보따리까지 들고 내린다. 배낭에는 마늘이 들어 있고, 보따리에는 애호박 몇 개, 고추와 참깨가 들어 있다. 아들네 집인지 딸네 집인지 가는가 보다. 지하철 강변역 쪽으로 함께 걸어가면서 "할머니, 이 무거운 것을 어떻게 들고 가시려고 가져오셨어요?" 하며 보따리를 모두 건네받아 들어 드리자, "마음을 담아 왔지 별 거 아니야!" 한다. 그러면서 마음은 무게가 없다 한다. 마음은 아무리 담아 와도 무겁지 않다고 한다. 마음은 아무리 가져와도 힘들지 않다 한다. 윤동재 시인의 '마음은 무게가 없다'라는 시. 누구에게는 올 한 해 마음이 힘들었을 것이다. 허나 마음은 가꾸기 .. 2022.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