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익어오면
우리, 가던 길
잠시 멈추고
그리운 사람에게
가을 편지를 쓰자
이 비 내리고 나면
그냥 저 바람이
이르는 대로
마음 붓 들고서
가을 편지를 쓰자
이 비 지나고 나면
우리, 태백과 소백의
말 등에 올라타
내 마음 언덕까지 와
곱게 물결치는
저 화폭 어디쯤
가을 편지를 쓰자


나싱그리 시.

'자작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북항  (0) 2026.10.22
바다와 노인  (0) 2026.10.14
배꼽시계  (0) 2026.10.11
참견  (0) 2026.10.05
글씨에 대하여  (0) 2026.10.04

길을 잘못 든 게
아니었을까
호기심에 부캉이 
보러 가자며
모여든 사람들
마주할 때마다
눈 호강까지는 좋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나 안 나갈래
지금 여기가 좋아"
밀어냈던 부캉이가
응석을 부린다
돌아갈 길을 두고
다시 돌고 도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왜 우리들은
부캉이의 속내를
알아채지 못할까

'자작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편지  (0) 2026.10.26
바다와 노인  (0) 2026.10.14
배꼽시계  (0) 2026.10.11
참견  (0) 2026.10.05
글씨에 대하여  (0) 2026.10.04

오늘은
바람 없는 날

새로울 것 없는
여느 바닷가에서

한 노인이
세월을
낚고 있다

망망대해를
마음에
펼쳐놓고는

어떤 노인이
시어詩魚를
낚고 있다

언제쯤 손맛이
올지는 몰라


나싱그리 시.

'자작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편지  (0) 2026.10.26
부산 북항  (0) 2026.10.22
배꼽시계  (0) 2026.10.11
참견  (0) 2026.10.05
글씨에 대하여  (0) 2026.10.04

예부터 시간은
돈이라고 했다
그래서 시계는
필수품이었다
요즘은 그런 시계를
손목에 차지 않는
사람이 많다
개인 휴대폰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시계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그럴듯한 명품
시계는 못 사 차도
배꼽시계 하나는
누구나 지니고
태어난다
성년으로 자라
외출할 때면
"나 이런 사람이야"
배꼽만 자랑스럽게
드러내기도 한다


나싱그리 시.

'자작시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 북항  (0) 2026.10.22
바다와 노인  (0) 2026.10.14
참견  (0) 2026.10.05
글씨에 대하여  (0) 2026.10.04
달빛 샤워  (0) 2026.10.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