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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3

연밥 따기 노래 가을날 깨끗한 긴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흘러 연꽃 수북한 곳에 작은 배를 매어두었지요. 그대 만나려고 물 너머로 연밥을 던졌다가 멀리서 남에게 들켜 반나절이 부끄러웠답니다.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逢郞隔水投蓮子 遙被人知半日羞 허난설헌의 시 '연밥 따기 노래采蓮曲'다. 예부터 연꽃을 소재로 한 연애戀愛 시가 많다. 민요로 전해오는 노래도 있다. 요즘처럼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허용치 않던 시대이지만 애틋한 연애의 감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동감이 간다. 2023. 2. 12.
별을 노래하다 밤 깊어 맑은 달 아래에서 뭇별이 한창 반짝거리네 옅은 구름으로는 가리지 못하고 찬바람 불면 빛이 더 반짝이네 진주알 삼만 섬이 파란 유리에서 반짝반짝! 허무에서 별빛이 무수히 일어나 우주의 원기를 북돋네 부슬부슬 이슬꽃 내리고 동쪽에는 은하수 흐르는 소리 누가 천체의 운행을 주관할까? 내 조물주에게 물어보리라 夜深淸月底 衆星方煌煌 微雲掩不得 朔風就有光 眞珠三萬斛 磊落靑琉璃 群芒起虛無 元氣乃扶持 霏霏露華滋 明河聲在東 天機孰主張 吾將問化翁 이좌훈李佐薰의 한시 '중성행衆星行' 조선 영조 때 시인으로 젊어서부터 시를 잘 썼다고 한다. 별을 노래한 고전시가 흔하지 않아, 우선 관심을 끈다. 비유도 현대시 못지않게 뛰어나다. 요즘 사람들은 살아가느라 바빠서 하늘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설사 밤하늘을 쳐다본다 해도.. 2022. 11. 30.
춘향전에 나오는 한시 황금 술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네 초의 눈물이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도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도 높구나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춘향전에 나오는 한시로 작자는 미상. 어사 이몽룡이 읊었던 시로 알고 있을 것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비유가 안성맞춤이다. 명나라 작가 구준丘濬의 '오륜전비伍倫全備'에 나오는 율시를 일부 변형했다는 설이 있다. 2022.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