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깊어 맑은 달 아래에서
뭇별이 한창 반짝거리네
옅은 구름으로는 가리지 못하고
찬바람 불면 빛이 더 반짝이네
진주알 삼만 섬이
파란 유리에서 반짝반짝!
허무에서 별빛이 무수히 일어나
우주의 원기를 북돋네
부슬부슬 이슬꽃 내리고
동쪽에는 은하수 흐르는 소리
누가 천체의 운행을 주관할까?
내 조물주에게 물어보리라
夜深淸月底
衆星方煌煌
微雲掩不得
朔風就有光
眞珠三萬斛
磊落靑琉璃
群芒起虛無
元氣乃扶持
霏霏露華滋
明河聲在東
天機孰主張
吾將問化翁
이좌훈李佐薰의 한시 '중성행衆星行'
조선 영조 때 시인으로 젊어서부터 시를 잘 썼다고 한다.
별을 노래한 고전시가 흔하지 않아, 우선 관심을 끈다.
비유도 현대시 못지않게 뛰어나다.
요즘 사람들은 살아가느라 바빠서 하늘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설사 밤하늘을 쳐다본다 해도 어릴 적 그 하늘이 아니다.
시인이 노래하는 진주알 삼만 섬은 어림도 없다.
그만큼 우리들 마음의 별도 희미해지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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