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시 산책

낮은 곳으로

by 하늘텃밭 2023. 12. 13.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인의 시.

산다는 건 어쩌면 이기심의 발로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다 더 값지게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길은

진정으로 감사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국시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엾은 리얼리스트  (0) 2024.04.08
접기로 한다  (1) 2023.12.04
11월의 기도  (0) 2023.11.16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0) 2023.10.22
아름다운 관계  (4) 202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