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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103

감사의 선물 그곳에 가면 하늘이 내려 주신 하얀 감사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염부의 땀방울과 정성스러운 마음을 빌어 자연의 신비를 품고 태어난 천일염을 맛볼 수 있다 짠내 나는 바닷물과 시원한 바람 줄기와 햇볕 조각들이 빚어낸 결정체들의 조합 그곳에 가면 부패하기 쉬운 우리네 세상을 지켜 내는, 순백의 소금밭을 만날 수 있다 나싱그리 시. 코로나가 가시지 않던 몇 해 전이었던가 어느 결혼식에 갔다가 감사의 선물로 받았던 소금 미안하지만 이제야 꺼내 본다. 그 천일염의 고향을 상상한다. 짠내 나는 바닷물과 시원한 바람 줄기와 햇볕 조각들이 빚어낸 순백의 소금밭.... 2024. 2. 14.
포털 바다 포털이라는 가상 공간의 이곳 바다에선 경계가 없다 국경선이 없다 육해공 탈것이 없어도 남녀노소 누구라도 목적지를 향하여 헤엄칠 수 있다 오대양 육대주를 선플과 함께한다면 돌고래처럼 힘이 솟는 곳 이곳 포털이라는 바다는 때로 잠들지 못하는 온갖 지식과 새로운 소식 한없는 욕망들로 출렁이곤 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감정의 배설물들을 부유물로 안은 채 나싱그리 시 인류가 발견(?)한 포털이라는 바다 이곳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작은 선플에도 돌고래처럼 힘이 솟기도 하는 곳이면서 또한 출처를 알 수 없는 감정의 배설물들이 부유물로 떠도는 곳이라니.... 2024. 2. 12.
윷놀이 마당 한 걸음 더 빨리 간다 깝죽대지 말고요 한 동 낳았다고 으스대지 말고요 기지를 발휘해 끝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는 세상 시장 한구석에 그 옛날 멍석을 깔고 윷놀이 한마당을 즐기는 사람들 해마다 정월이면 오늘 같은 날 도와 개로 기다가도 걸로 네 동을 업고 한꺼번에 달음질치는 기회 잡을 수도 있고요 뒤따라 낚아채고 지름길로 빠지는 개선문도 나 있으니 드라마틱하게 역전을 노려볼거나 소 같은 뚝심과 말발굽을 앞세워 우리 인생 하나로 모아 한바탕 진하게 놀아 볼거나 나싱그리 시. 매년 정월이면 시장이나 직장, 가정에서 윷놀이 판을 벌려 흥을 돋우는 행사를 쉽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그만큼 우리네 사는 것이 팍팍해졌다고나 할까. 2024. 2. 11.
게임 오늘도 마지막에 미소 지을 것 어쩌다 화나는 순간에도 가급적 참을 것 두 번 이상 화를 내어 하루를 망치지 말 것 내일도 오늘처럼 또 웃을 것 어쩔 수 없이 하루 한 번 허용을 하더라도 연속해서는 성내는 일이 없도록 할 것 인생이라는 운동장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더라도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 나싱그리 시. 캡틴 쏘니 선수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지요.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라고. 난 거기에 이런 말을 추가하고 싶더라고요. 인생을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라고. 2024. 2. 6.
선택 1965 이 집을 팔아서라도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나 정든 이 집엔 계속 살고 싶은데... 마흔 후반 중년이 된 변호사 앙드레 라프레는 집주인 노인에게 넌지시 웃으며 제안을 한다 1965년에 이미 최장수 노인인데 이 노인이 몇 해를 더 살겠어... 매매 조건은 첫째, 아파트 소유권을 라프레에게 넘긴다 둘째, 라프레는 칼망이 사망할 때까지 매달 2500프랑을 지급한다 셋째, 칼망은 죽을 때까지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 아흔 살 노인이 된 잔 칼망은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 섰고 서른 해를 넘게 더 살아 전설이 된다 나싱그리 시. 베이비부머가 노인 세대가 되며 우리나라도 점차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명도 늘어나는데 노후 생활비가 만만치 않다. 전설이 된, 프랑스 출신 칼망 할머니를 떠올린다. 2024. 2. 4.
내 안에 북 있다 속을 채우다 보면 왠지 모르게 소리가 탁하다 속을 비우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가 트인다 보문산 야외 음악당 북 같은 마음보 하나씩 차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 내면을 향해 귀를 열어 북소리를 듣는다 가슴에 손을 얹고 북소리를 감지한다 나싱그리 시. 북을 세게만 친다고 소리가 잘 나려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속을 비워야만 비로소 소리가 트인다. 살면서 힘에 부치면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놓치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지만 그건 기우일 뿐이다. 2024. 1. 30.
혹한 아마 몇 해 전이었던가 이 세상에 새책을 내고도 출판 기념회를 생략한 채 우리에겐 정성 하나면 충분하다던 친구 부부 지난 일제 강점기 그 시절 혹한기에 살아서 시집 한 권 내지 못하고 쉽게 쓰인 시에 홀로 괴로워하던 시인 동주는 어땠을까 요즘 시베리아 벌판을 방불케 하는 이 매서운 추위에 집안에서 꽃을 피우는 이른 철쭉 소식을 보내온 지인 내 여기 답한 마음은 한겨울에 꽃과 함께라니! 참으로 호사를 누리고 계십니다 나싱그리 시. 얼마 전 한겨울에 철쭉 소식을 보내온 지인 그 느낌을 되살려서 혹한이라는 제목의 시를 쓴다. 2024. 1. 27.
삼대 마트에서 생긴 일 삼대三代 이야기를 아시나요? 유치원 다니는 앳된 소녀와 나이 지긋한 할머니를 동반해서 중년 부부가 다정하게 시장을 보러 왔는데 가족들이 나누는 이야기 들어 보셨나요? 과일 코너를 돌다가 쓸 날이 많지 않은 할머니는 가격을 확인하고도 최상급 복숭아를 손으로 잡았더랬죠 "참 맛난 복숭아야, 빛깔도 좋고 내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쌈채소 코너에 이르러 채소를 덥석 잡아든 가장의 손에서 아내가 너무 많다며 일부를 덜어놓는데 벌 날이 창창한 유치원생 아이의 말참견이 가관입니다 "엄마는.. 뭐가 많아" 나싱그리 시. 아내가 시장에서 엿들은 얘기를 털어놓는다.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이것도 시가 될까 싶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머니는 과일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것도 최.. 2024. 1. 22.
목걸이 모파상 선생! "지금 내 목에 두른 이 진귀한 목걸이 보이나?" 사람들 두 눈엔 여전히 빈손만 어른거리는데 무슨... 안데르센 동화 속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활짝 웃으며 하는 말 "가상 화폐로 줄줄이 엮은 이 값진 목걸이 잘 보이냐 말일세" 나싱그리 시. 나훈아 가수의 흉내 좀 내볼까 '소크라테스 형' 대신 '모파상 선생'을 불러 본다. 요즘 가상화폐로 줄줄이 엮은 목걸이를 연상하며 혼자 웃는다. 진짜일까 환상일까.... 물론 투자는 하지 않는다. 2024.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