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보은 땅에 태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백 년 세월을 버텨 낸
소나무 한 그루
남들 부러워하는
높은 벼슬까지 얻고
자나깨나 생전에
부처님 곁을 지켜왔는데
이제껏 자식 두지 못한 것을
안쓰럽게 생각하던 차에
주위 사람들 주선으로
이곳 보은 군수와
멀리 삼척 시장을 모시고
전통 혼례식을 올린 지 이십 년
노년에 들어서는 몸이 편치 않아
이제 지팡이 신세까지 지는 삶
언제까지 살려는지는 자신도 몰라
오늘따라 서울 변두리에 자리잡은
장자목 아들의 얼굴이
마냥 그리워지는 당신
나싱그리 시
옛날에 시인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 시를 짓고 술을 주고받는
그런 행사를 가졌다.
마침 장자목이 자리잡은
서울 송파에 사시는 화가 형님이
SNS로 보내온, 사진과 처녀작 시를 접하고
나도 시 한 편을 올려 본다.
장자목의 아버지
이남구 시
장자목의 아버지
'정이품송'은
오늘날 노인이 되어
여러 개의 지팡이를
짚고 있습니다.
40년 전 정정하던
그 시절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정이품송님,
벼슬 내려놓으시고
여생 편히
보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