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시절 한동안
손가락에 끼웠던
다이아가 박힌
금반지
아내의 성화에도
당기지 않는다는 핑계로
헤어진 그 반지를
잊고 살았는데
삼십여 년을 지나서도
눈에 선한 반지
몇 해 전부터
집안 구석구석
아무리 뒤져 봐도
반지가 없다
아뿔싸, 반지는
주인에게 한 마디
귀뜸도 없이
어디론가 도망친 걸까
정 없는 내가 그렇게 싫었을까
이미 남의 손에 닿아서
숫자로 변했을까
나싱그리 시
엄연히 내 소유라도
관심을 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정을 붙이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