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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반지

by 하늘텃밭 2024. 3. 24.

신혼 시절 한동안

손가락에 끼웠던 

다이아가 박힌

금반지

 

아내의 성화에도

당기지 않는다는 핑계로

헤어진 그 반지를

잊고 살았는데

 

삼십여 년을 지나서도

눈에 선한 반지

몇 해 전부터

집안 구석구석

아무리 뒤져 봐도

반지가 없다

 

아뿔싸, 반지는

주인에게 한 마디

귀뜸도 없이

어디론가 도망친 걸까

정 없는 내가 그렇게 싫었을까

이미 남의 손에 닿아서

숫자로 변했을까


나싱그리 시

엄연히 내 소유라도

관심을 두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정을 붙이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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