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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마을

by 하늘텃밭 2024. 3. 22.

처음엔 모두가

한마을이었다

가까웠던 이웃이라도

멀리 떨어져 살면서

나누던 말이 변했고

전하던 글이 달라졌다

세월은 물이 되어 흘렀지만

마음은 유연성을 잃으면서

소통은 점차 어려워졌다

 

하여, 만인에게

누적된 불통을 해소하고

소통을 선사하기 위하여

오늘날엔 신기술을 등에 업고

실시간 통역 서비스가 등장한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고 함께 엮이면

세상은 빠르게 진화한다

살기 좋아진 마을엔

축제의 장이 선다


나싱그리 시

어쩌면 옛날 옛적에

한마을에서 시작된 언어

그 말과 글들이 

점차 공간과 시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화되었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비롯하여

흩어진 오늘날 고려인의 말과

수백 년 전 조선의 말이

하나의 방언이 되었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도 멀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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