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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 산책

진달래

by 하늘텃밭 2023. 1. 24.

돌 틈새 뿌리 위태로워 잎이 쉬이 마르니 

바람과 서리에 꺾이고 잘린 것으로만 알았네

들국화는 벌써 가을의 풍요 자랑하나

바윗가 겨울 추위 견디는 소나무 부러우리라

푸른 바닷가 향기 품은 애잔함이여

누가 능히 붉은 난간으로 옮겨 주리오

여느 초목에 그 품격을 비할까 보냐

나무꾼 눈에 띌까 두려울 뿐이네

 

石罅根危葉易乾

霜偏覺見摧殘

已饒野菊誇秋艶

應羨巖松保歲寒

可惜含芳臨碧海

誰能移植到朱欄

與凡草木還殊品

只恐樵夫一例看


고운孤雲 최치원의 시, '두견杜鵑'.

진달래를 자신을 빗대어 노래했을 거라는 설이 관심을 끈다.

당나라에 유학 가서는 재능을 인정받기는 했으나 어쨌든 외국인이었고

고국 신라에 와서도 6두품이라는 신분을 안고 살아야 했을 터.

품었던 뜻을 펼쳐보고 싶었던 시인의 심정을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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