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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 산책

달 아래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by 하늘텃밭 2022. 12. 25.

꽃을 사이에 두고, 술 한 병 벗도 없이 홀로 마시네
잔 들고 밝은 달 청하니 그림자까지 셋이 되었구나
달이야 본래 술을 못 마시고 그림자는 나만 따라다니니
잠시 달과 그림자 벗하여 이 봄날 즐겨보자꾸나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 어지럽네
깨어 있을 때 함께 즐기고 취한 후에는 각자 흩어지니
얽매임 없는 영원한 사귐 먼 은하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중국 당나라 때 시인, 이백李白의 '월하독작月下獨酌 ' .

그 옛날 낭만주의자였던 시인은

꽃 만발한 정자에서 달과 그림자까지 청해 술을 마신다.

얽매임 없는 영원한 사귐을 먼 은하까지 연결시키는 시인이야말로

가히 시선詩仙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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