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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12

가지 않은 길 노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들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을 남겨 두었습니다 같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2022. 11. 25.
푸르른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 살아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어찌 보면 대단한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잊고 산다. 그런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라면 감사하지 않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싶다. 그리우면 마음껏 그리워하고 소중하고 한 번뿐인 인생!!!.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2022. 11. 22.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 짧고 쉬운 일상어를 쓰면서도 감동이다. 죽음에 대한 소탈한 달관이다. 인생에 대한 따듯한 사랑이다. 시는 본래 감상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니, 어려운 것이 아니어야 한다. 2022.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