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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밥그릇

by 하늘텃밭 2024. 3. 8.

"밥은 드셨나요?"가

안부 인사가 되고

밥 많이 묵으라는

덕담이 오가던 시절

 

한지붕 가족으로 만나

마주한 밥상머리엔

부족한 것 많아도

도타운 정만큼이나

유독 밥그릇이 컸지

 

아침밥 거르는 일이

예사가 된 오늘

단출해진 밥상머리에서

밥그릇을 마주한다

 

창밖은 아직

밥그릇 싸움으로

소란스러운데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 곁 지키며

말없이 제 몫을 다하는

고만고만한 그릇들


나싱그리 시.

밥그릇이란 말에는

함께한 사람들의 정이 묻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밥그릇이란 말이

제 밥그릇 챙긴다는 의미로 퇴색해 버렸다.

밥그릇의 성정이 변한 건 아닐 테고

인심이 변했다고 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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