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드셨나요?"가
안부 인사가 되고
밥 많이 묵으라는
덕담이 오가던 시절
한지붕 가족으로 만나
마주한 밥상머리엔
부족한 것 많아도
도타운 정만큼이나
유독 밥그릇이 컸지
아침밥 거르는 일이
예사가 된 오늘
단출해진 밥상머리에서
밥그릇을 마주한다
창밖은 아직
밥그릇 싸움으로
소란스러운데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 곁 지키며
말없이 제 몫을 다하는
고만고만한 그릇들
나싱그리 시.
밥그릇이란 말에는
함께한 사람들의 정이 묻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밥그릇이란 말이
제 밥그릇 챙긴다는 의미로 퇴색해 버렸다.
밥그릇의 성정이 변한 건 아닐 테고
인심이 변했다고 할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