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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 산책

피아노

by 하늘텃밭 2023. 7. 22.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전봉건 시인의 '피아노'라는 시.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두드리는 손놀림에서

물고기를 연상한다.

마치 음표가 살아서 튀어 오르는 듯한 

바다를 닮은 무대

시인은 마침내 음악의 맛깔에 홀려서

회를 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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