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2 내 안에 북 있다 속을 채우다 보면 왠지 모르게 소리가 탁하다 속을 비우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가 트인다 보문산 야외 음악당 북 같은 마음보 하나씩 차고 나들이 나온 사람들 내면을 향해 귀를 열어 북소리를 듣는다 가슴에 손을 얹고 북소리를 감지한다 나싱그리 시. 북을 세게만 친다고 소리가 잘 나려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속을 비워야만 비로소 소리가 트인다. 살면서 힘에 부치면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놓치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지만 그건 기우일 뿐이다. 2024. 1. 30. 피아노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전봉건 시인의 '피아노'라는 시. 피아노 건반을 가볍게 두드리는 손놀림에서 물고기를 연상한다. 마치 음표가 살아서 튀어 오르는 듯한 바다를 닮은 무대 시인은 마침내 음악의 맛깔에 홀려서 회를 치려나 보다. 2023. 7.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