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절 마당을 쓴다
마당 구석에 나앉은 큰 산 작은 산이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산에 걸린 달도
빗자루에 쓸려 나간다
조그만 마당 하늘에 걸린 마당
정갈히 쓸어놓은 푸르른 하늘에
푸른 별이 돋기 시작한다
쓸면 쓸수록 더 많이 돋아나고
쓸면 쓸수록 물소리가 더 많아진다
이성선 시인의 '백담사'.
산사에 저녁이 찾아와
그림자가 드리우니
마당에 삼라만상이 자리해 있다.
아마도 마음 마당이 아닐까 싶다.
저녁 공양을 마친 스님이
빗자루질을 한다.
일이 아니라 수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