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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쑥대밭

by 하늘텃밭 2022. 12. 25.

여기는 쑥의 나라

이른바 쑥들의 전성기

 

밭갈이 않고 묵혀 둔 밭을

쑥의 무리들이 은근슬쩍

주인인 양 점령하고 있다

사람들이 한눈판 사이

마음껏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뜻을 제대로 새겨야 하는데

본래 의미를 변질시켜 

아무 생각도 없이

덤터기를 씌운단 말야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 모두 같이 사는 세상인데

오로지 본인만 챙기는 사람들이

할 말은 아니지

 

내 삶의 터를 감히

쑥대밭이라니


나싱그리의 '쑥대밭".

인류세에선 지구촌 전체가 사람 중심이다.

자연은 종속된 부속물일 뿐.

쑥대밭은 쑥들의 치열한 삶의 터이겠지만

사람들에겐 한낱 쓸모없는 방해물이라는 생각에

입장을 바꿔 시를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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