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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산책 예찬

by 하늘텃밭 2022. 12. 22.

기지개를 켜며 눈뜨는

가로수를 따라서

하늘을 하얗게 수놓는

뭉게구름을 보면서

그렇게 자연의 연인이 되어

나란히 길을 걷는다는 건

삶을 사색하는 것이다

 

처음엔 가벼운 발걸음으로

잠시 일상을 훌훌 벗어 버리고

나만의 시간과 휴식을 위하여

혼자 산책을 나서 보자

내 몸이 신발이 되어 걷고 또 걷다가

마음의 회랑에 이르러서는

일렬종대로 서서 환영식에 참여하는

아름드리나무들과

가까이 호흡해 볼 일이다

 

나무들끼리 모여 숲이 되는

이야기를 들어 봐도 좋고

내면의 곤충 호텔과

나뭇잎 관찰소를 만나 봐도 좋다

먼바다가 뭍이 그리워 달려드는

파도소리에 귀 기울여도 보고

갯벌이 숨겨온 어패류의 생활상을 살펴보며

느껴지는 삶

그렇게 산책은, 자연이라는

연인의 마음까지 알아가는 일이다

 


나싱그리의 '산책 예찬'이라는 시.

산책코스에서 만나는 나무, 숲, 바닷가 풍경들....

자연이라는 연인의 마음을 알아가는 일이

산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를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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