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를 켜며 눈뜨는
가로수를 따라서
하늘을 하얗게 수놓는
뭉게구름을 보면서
그렇게 자연의 연인이 되어
나란히 길을 걷는다는 건
삶을 사색하는 것이다
처음엔 가벼운 발걸음으로
잠시 일상을 훌훌 벗어 버리고
나만의 시간과 휴식을 위하여
혼자 산책을 나서 보자
내 몸이 신발이 되어 걷고 또 걷다가
마음의 회랑에 이르러서는
일렬종대로 서서 환영식에 참여하는
아름드리나무들과
가까이 호흡해 볼 일이다
나무들끼리 모여 숲이 되는
이야기를 들어 봐도 좋고
내면의 곤충 호텔과
나뭇잎 관찰소를 만나 봐도 좋다
먼바다가 뭍이 그리워 달려드는
파도소리에 귀 기울여도 보고
갯벌이 숨겨온 어패류의 생활상을 살펴보며
느껴지는 삶
그렇게 산책은, 자연이라는
연인의 마음까지 알아가는 일이다
나싱그리의 '산책 예찬'이라는 시.
산책코스에서 만나는 나무, 숲, 바닷가 풍경들....
자연이라는 연인의 마음을 알아가는 일이
산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를 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