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술에 취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 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이생진 시인이 쓴 '그리운 바다 성산포'
연작시 중 하나다.
쉽게 읽히면서도 예사롭지 않다.
파도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남녀가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는
한 폭의 풍경화 같은 느낌...
함께 술에 취해서는 말이 많아지고
술에 약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유독 더 크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