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이불 삼고1 하늘을 이불 삼고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요 삼아 산을 베고 누우니 달은 촛불이요 구름은 병풍이요 바다는 술동이네 크게 취해 거연히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매 장삼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걱정일세 天衾地席山爲枕 月燭雲屛海作樽 大醉居然仍起舞 却嫌長袖掛崑崙 조선 때 진묵대사震默大師의 시로 '한국불교사화韓國佛敎史話'에 나온다. 선승이면서도 통속적인 틀에 머물지 않는 그의 호방하고 자족적인 삶을 상상해 본다. 동시대 사명대사라면 모르는 이가 있을까만 대사는 일반 대중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세상의 풍류와 호연지기浩然之氣가 흠씬 느껴지는 시를 접한다. 스스로 만족하는 인생을 누가 이처럼 통 크게 표현한 적이 있었나 싶다. 2023. 3.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