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풍경1 좋은 풍경 늦겨울 눈 오는 날 날은 푸근하고 눈은 부드러워 새살인 듯 덮인 숲 속으로 남녀 발자국 한 쌍이 올라가더니 골짜기에 온통 입김을 풀어놓으며 밤나무에 기대서 그 짓을 하는 바람에 예년보다 빨리 온 올봄 그 밤나무는 여러 날 피울 꽃을 얼떨결에 한나절에 다 피워놓고 서 있었습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 '좋은 풍경'이다. 생리학적으로 보면 꽃을 피우는 것이나 남녀의 그 짓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는 도덕을 끼워 넣은 것은 인간이다. 알고 보면, 저 풍경들이야말로 세상이 원시이래 선물한 것이다. 2022. 1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