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책도
세월의 무게를 못 견디면
감가상각비가 늘어나는지
시나브로 그 가치가
하락하고 마는가
은퇴한 친구는
젊어서부터 사 모은
정들었던 책들을
찾는 이가 있는 것도 고맙다며
인터넷을 통해
헐값에 내놓는다
허나 우리 인생이 그러하듯
헌책에도 예외는 있다
제목은 무소유
1976년 초판 초쇄본
정가 280원
올겨울 찬바람 속
누가, 그 난공불락難攻不落
무소유를 100만 원의 가격으로
사들였다는 소문에
나도 그 마음을
매입할 수만 있다면
나싱그리 시.
초판본 헌책을 제값을 주고
샀다는 얘기는 들어 봤어도
무소유를 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겉 제목 무소유를 속 마음 무소유로
은근슬쩍 바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