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1 어허 초등학교 근처 어린이 보호 구역 건널목 신호등은 아직 빨간불이다 신사복 차림의 어른이 출근길 급한 마음에 경계석을 넘어 한 발을 덥석 내딛는다 그때 '어허'하며 누군가 소리친다 뭘 그리 급하실까 따끔하게 혼을 낸다 모습은 초등학교 저학년인데 목소리는 엄숙한 호랑이 선생님 어린이 보호 구역에선 나이순이 아니라 바른 생활을 하는 어린이가 왕이란다 오늘 아침 겁 없는 꼬마 앞에서 신사는 그만 체면을 구기고 만다 나싱그리 시. 아는 것과 지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알고도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린이 보호 구역 내가 아니더라도 배움은 나이순이 아니다. 2023. 8.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