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1 이대환 벌써 몇십 년도 더 넘은 일이다. 일행을 태운 승용차가 포항 시내를 벗어나 영덕 쪽을 향해 달리는 중이었다. 포프라 우거진 신작로에 한 아주머니가 머리에 새참을 이고 한 손엔 주전자를 든 채 걷고 있었다. 운전석을 향해 "잠깐만요 선생님!"하고 내린 앳된 작가가 그 앞에 다가가 중학생처럼 꾸벅 절하고는 한참을 벌 받는 자세로 발끝을 비비다가 돌아왔다. 그의 어머니였다. 이시영 시인의 시에 '이대환'이란 작품이 있다. 이처럼 시에서 구체적으로 이름을 들어가며 시로 표현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좀 낯설다는 느낌이다. 이대환이라는, 학창 시절 친구를 잘 알고 있어서일까 시가 더 다정다감하게 안겨온다. 2023. 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