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인1 민둥산 처음부터 알몸은 아니었어 당신이 먼저라며 내 옷을 벗기고 마음을 빼앗기 시작했어 겨울이면 난 배고픔에 떨고 맨몸으로 추위를 버텨야 했어 여름이면 마른 혓바닥 헐떡이며 한 점 그늘도 없이 무더위 견뎌야 했어 언제부턴가 당신은 초록이 그립다며 나의 진심을 알아 가기로 결심했어 지난날이 부끄럽다며 해마다 마음을 전하며 옷을 갈아입히길 시도했어 나무는 모여 숲이 되었고 새들도 마음의 보금자리를 꿈꾸기 시작했어 이제는 계절에 맞춰 잘 차려입은 내 옷차림에 당신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고 그리고 나도 당신을 만나 가끔은 알콩달콩 같이 사는 법을 배워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에는 비가 그리워 어쩌다 당신의 불장난으로 내 마음 새까맣게 변해 버릴 때 난 다시 그날의 민둥산이 되어 버려 나싱그리(필명)의 '민둥산'이라는 시.. 2022. 1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