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옥폭포에서1 수옥폭포에서 옛 선비들이 줄지어 거쳐갔던, 산새들 넘나드는 새재를 넘는다 발길이 닿는 대로 내려서다 구름을 이고 좌선을 구하는 몸 하얗게 부서져 낙하하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르는 옥구슬을 닮아 수옥폭포라 했나 홀로 가을 단풍에 흠씬 취하여 한결같이 쏟아지는 폭포 소리에 묻히면 살아온 인생사 모두 씻을 듯하네 단지, 수옥을 만나 눈동자에 거슬리는 것은 저 바위에 새긴 유명 인사의 이름 어느 누가 권세를 가지고도 무엇이 모자라 이 선경仙境에 와 흠집을 내었나 자연이라는 아름다운 마음에 이렇게 못난 짓을 해놓고도 부끄럽지 않은지 나싱그리의 작품이다. 문경 쪽에서 새재를 넘어 수옥폭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오래전 일이다. 거짓말 안 보태고 정말 폭포 소리에 모든 것이 묻혀서 저절로 좌선이 될 듯한 분위기였다. 거기다 내 몸을.. 2023.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