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2 11월의 기도 11월에는 무언가 그리운 일이라도 있다는 듯 살 일이다 지나온 여름 다시 돌아갈 수 없고 떠나간 사랑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11월에는 누군가 사랑할 사람이라도 있다는 듯 살 일이다 사랑은 종종 이별로 지고 단풍은 언제나 낙엽으로 지지만 11월에는 어디선가 따뜻한 커피라도 끓고 있다는 듯 살 일이다 양광모 시인의 시. 나이가 들면서 하나둘 빠져 버린 머리카락들 오늘따라 머리가 휑한 느낌 어느덧 올해도 11월, 날씨가 추워서일까 근심이 가라앉지 않고 의욕은 떨어진다. 감각도 무디어지는 것 같다. 양광모 시인처럼 기도라도 해 봐야겠다. 2023. 11. 16. 입적 '이만 내려놓겠네' 해인사 경내 어느 숲 속 큰 소나무 하나 이승으로 뻗은 가지 '뚝'하고 부러지는 소리 지상으론 지천인 단풍 문득 누더기 한 벌뿐인 세상을 벗어 놓는다 윤석산 시인의 '입적入寂'이라는 시. 시를 편협되게 정의할 필요는 없다. 이런 시도 있고 저런 시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개인적 취향은 존중하고 싶다. 울림이 있고 깊이가 있는 시를 만난다. 2023.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