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님1 봄비 간밤에 고운 님 울고 가셨는지 겨울이 시새움하는 새벽길엔 살포시 젖어서 흙내음만 날리고 고운 님 스쳐간 발자국 소리는 쫑긋 귀 기울여 본들 기척도 없네 어젯밤 고운 님 눈물 보였는지 새봄이 뒷걸음치는 출근길엔 웃을 듯 말 듯 꽃봉오리만 반기고 고운 님 나직이 속삭이던 모습은 눈을 비비고 찾아봐도 간 곳이 없네 나싱그리의 시 '봄비'. 세상살이에 바쁘다 보니, 살면서 애틋한 감정을 찾기 어렵다. 아파트 입구 길가에는, 간밤에 살포시 내려앉은 봄비의 흔적만 남았다. 못내 아쉽다. 내게 그런 봄비는 고운 님과 같은 존재다. 2022. 12.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