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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소개

조선닭

by 하늘텃밭 2023. 6. 5.

희미한 기억 속을

닭이 운다

그랬다 시도 때도 없이 

의미도 없이 울었다

가끔은 해가 중천에 솟은

한낮에도 울었다

 

누군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닭이 마냥 운다고 해서

새벽이 다가오는 건 아니다

 

닭은 자신의 한계를 안다

지조를 지키는 닭은

다만 제때 울어서

잠에서 덜 깬 사람들에게

새날이 밝아오는 걸

알려줄 뿐


나싱그리 시.

닭은 이제 내 희미한 기억 속에서만

살아 있다.

도처에 보이는 것은 치킨과 생닭 등..

구미는 당기지만 더 이상

내 시심을 자극하지 못한다.

이번엔 시제를 '조선닭'이라 붙여본다.

우리에게 토종닭이 되는 조선닭이라

더 느낌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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