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 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 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손택수 시인의 '앙큼한 꽃'이라는 시.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삶의 터는

정이 메마르고 여유와 배려가 사라진

세상으로 변해 버렸다.

그런 세상에는 하나같이 싸움이 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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