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어떻게 살았느냐고
차꽃 필 때 동백꽃 필 때 매화꽃 필 때
꽃향 머금고 좋았노라고
지난겨울 또 어떻게 살았느냐고
차꽃 질 때 동백꽃 질 때 매화꽃 질 때
그때마다 겨울 산에 등 기대고
먼 산 보았노라고
꽃 진 겨울 이마에 생 바람 불어도
참 맑았노라고
한철 꽃 피고 꽃 지는 마음아
이 세상 어찌 살 것이냐 묻는다 해도
꽃 핀다 꽃 진다 할 뿐
석여공 시인의 '꽃 핀다 꽃 진다'라는 시.
산문山門에 들어 마음을 닦는 스님으로 산다.
시심도 맑은 시심이려니와
언어를 다루는 내공이 예사롭지 않다.